국내·해외 모두 법인 뭉칫돈 유입 덕에 증가

국내와 해외 주식형펀드로 오랜만에 자금이 동반 순유입되면서 자금 이탈이 끝난 게 아니냐는 기대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순유입으로 전환시킨 주체가 개인이 아닌 법인의 '뭉칫돈'인데다 개인의 환매 행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2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해외 주식형펀드의 자금 연속 순유출 최장 기록을 52일째로 끝낸 일등 공신은 삼성투신의 '삼성미국대표증권자투자신탁'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의 F클래스로 1천억원의 자금이 들어온 것. F클래스는 개인이 아닌 집합투자기구(펀드), 보헙업법상 특별계정, 기관투자자, 국가기금 등이 가입할 수 있는 유형이다.

'삼성미국대표증권자투자신탁'은 미국 주식 70% 이상, 국내 채권 30% 이하의 투자 비중을 둔 '삼성미국대표주식증권모투자신탁'에 투자하는 모자형 구조 펀드로, 지난 24일에 출시됐다.

해외 주식형펀드는 앞서 9월10일부터 11월23일까지 무려 52거래일 동안 순유출을 이어가며 펀드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6년 6월 이후 최장 기록을 경신해 왔다.

국내 주식형펀드를 5거래일 만에 순유입으로 돌려놓은 것도 역시 법인들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24일에 LS자산운용의 'LS리딩솔로션사모증권투자신탁22'에 1천191억원, 골든브릿지의 'GS블루오션사모증권투자신탁2'에 1천69억원이 신규 설정됐다.

업계에서는 이들 사모펀드에 들어온 돈이 연기금 자금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나 해외 펀드 모두 뭉칫돈이 들어온 이들 펀드를 제외하고는 24일에 사실상 순유출 상태를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자금 유입이 펀드 자금 흐름에 있어 추세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특히 해외 주식형펀드의 경우 원금만 회복되면 환매하겠다는 개인의 대기 수요가 여전히 많아 내년 1분기까지는 순유출 상태를 지속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나대투증권 임세찬 펀드 애널리스트는 "세금 문제 등이 겹쳐 있어 해외 펀드는 내년 1분기까지는 유출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펀드의 경우 해외 환매 자금이 국내 펀드로 전환하고, 자금 여유가 있는 기관이 자금 집행을 고려하고 있어 시황에 따라 유출입을 반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