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불신에 엔고 불안감 등 겹쳐..당분간 '활력' 난망

일본 민주당 정권 출범이후 주가가 속절없이 추락하자 하토야마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과 보수언론은 하토야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 때문에 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일 현지언론과 주식시장에 따르면 닛케이평균주가지수는 19일 4개월만에 최저치인 9,549선으로 하락했다.

하토야마 정부가 출범한 9월 16일 10,270.77포인트였던 닛케이평균주가가 2개월여만에 7% 정도 빠졌다.

이 기간 미국 등 다른 선진국과 한국, 중국, 인도 등 신흥국 증시가 거의 모두 상승했기 때문에 일본 증시 참가자들의 상실감은 더욱 크다.

일본 증시가 비실비실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엔고에 대한 불안감과 하토야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신, 시장 내부적으로 대규모 기업증자에 따른 주가희석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89엔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85엔대까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엔고는 일본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타격을 가해 기업실적을 악화시킴으로써 생산과 투자, 고용을 어렵게하고 이는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부를 수 있다.

단기적 경기부양책을 백안시하는 하토야마 정부의 경제정책도 시장에는 불안요인이다.

자민당 정권은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사회간접시설(SOC) 투자를 중시했으나 민주당은 정권을 잡은 이후 이를 대거 중단해 자녀수당 등 복지로 돌리고 있다.

또 모럴해저드 논란이 있는 중소기업과 주택대출의 상환유예를 법제화한 반시장적 중소기업금융원활화법안을 강행 통과시켜 금융계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살아나던 경제가 내년 초부터 다시 침체할 것이라는 '하토야마 불황'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경제전망이 불투명해지자 기업들이 다투어 증자에 나서 주식수를 늘리면서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일본 최대의 은행그룹인 미쓰비시UFJ는 18일 1조엔 규모의 증자를 단행하기로 결정, 은행주를 하락시켰다.

올해 들어 일본의 대기업들이 밝힌 증자 계획은 모두 5조엔에 달해 주식 물량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매수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주식 물량 증가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악재가 중첩되면서 일본 증시는 당분간 활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