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증권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리며 지난해 금융위기에 따른 리먼브러더스 관련 투자손실을 완전히 털었다.

자기자본 규모도 2조원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실적이 완연하게 '턴어라운드'했다는 평가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결산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지난 2분기(7~9월) 순이익은 694억원으로 전 증권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많은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주식거래 감소로 1분기보다 많게는 55%까지 감소한 것과는 달리 이 증권사는 6억원 줄어드는데 그쳐 선전했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4~9월) 누적 순이익은 1392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2008년 10월~2009년 3월)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이 같은 실적 호전에 따라 이 회사 유상호 사장은 "순이익 증가만으로 자기자본을 2020년까지 10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실적 호전은 주식 매매에만 치우치지 않고 지난해 위기에서도 사업 다각화와 영업력을 오히려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주요 대형 증권사의 경우 주식 매매가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59%인 반면 한국증권은 41%에 그친다. 대신 투자은행(IB) 부문이나 금융상품의 이익 비중이 59%에 달한다. 또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자산관리형으로 변신했다. 유 사장은 "예상치 못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었지만 위기가 지나가고 나면 기회가 있을 것이란 판단에 따라 영업력 등 인력에 대한 투자는 더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작년 100여명의 신입 및 경력직원을 채용했으며 올해도 100여명의 신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실적 회복에 증권사의 덩치를 나타내는 자기자본도 반년 만에 2251억원 증가한 2조1392억원으로 같은 기간 전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이 늘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