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여행주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신종 플루로 인해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던 여행수요가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13일 신영증권은 여행업종 대장주인 하나투어의 목표주가를 종전 4만3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높였다.

이 증권사 한승호 애널리스트는 "신종 플루 확산으로 4분기 여행수요가 부진하겠지만, 고환율과 신종 플루 등에 짓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내년에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 같은 점을 반영, 하나투어의 다음달 일별 예약자가 전년 동월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경기 회복과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 등으로 영업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에 신종 플루만 잠잠해지면 여행업체들의 실적과 주가가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9%를 기록, 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소비심리도 지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SI)는 전월보다 3포인트 오른 117이 나왔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 밑에서 머물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내국인의 해외여행 부담을 줄여 여행 수요를 자극하고, 여행사들이 현지 랜드사와 호텔 등에 지출하는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13일 오후 2시18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33% 오른 1161.10원을 기록 중이다.

이에 업황 개선 시기가 지연되고 있지만, 성수기인 내년 1분기에 접어들면서 실적 반등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강록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출국자 수에 영향을 미치는 원·달러 환율과 GDP 성장률이 우호적인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며 "신종 플루를 제외한 거시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여행사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빠르게 좋아질 수 있어 매수 전략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백신 접종 등을 고려하면 내년에는 신종 플루 공포가 희석될 전망이고, 단기적으로 시장 수익률 대비 여행업체 주가가 덜 올랐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주가가 부담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신종 플루 여파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에 비춰 추가적인 매수를 위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남아있다.

손윤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여행사 예약현황이 11월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이고, 12월의 경우 증가세로 돌아섰다"면서도 "회복세가 내년 1∼2월 성수기로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개선된 영업환경에 대한 기대를 최근 주가가 빠르게 반영한 상태로 현 시점에서의 추격매수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심원섭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도 지난 10일 "신종 플루의 충격이 내년 1분기까지 미칠 것"이라며 "당분간 탄력적인 주가 흐름을 예상하기 어려운 시기"라고 보고서에서 지적했다.

한편 오후 2시22분 현재 시장이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하나투어는 6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 전날보다 2.26% 내린 3만8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모두투어(-5.53%), 자유투어(-2.82%) 등도 내림세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