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시장 강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이 약한 것은 내년이 두렵기 때문이다. 우선 내년 경제상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절대 성장률은 올해보다 내년이 높겠지만 방향성이 좋지 않은데 올해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우리 시장이 경제 방향성에 민감하게 움직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저금리 고유동성'의 힘도 약해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금리 인하와 함께 주가가 1년 정도 올라갔지만 그 후 다시 내려왔다. 투자자들이 저금리에 적응하기 때문인데 우리가 정책 금리를 현 수준으로 인하한 지 11개월이 지나고 있다. 저금리가 올해 시장을 끌고 온 핵심 사안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되는 변화다.

수급도 만만찮다. 올해는 외국인이 25조원 이상의 주식을 사줬지만 내년은 매수가 별로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이머징 마켓의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된 데다 주가도 올라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자금은 올해에 이어 '투자에서 저축으로,주식에서 채권으로' 움직여 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

시장 내적으로는 주가 수준도 문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8개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코스피지수 2000선에 있을 당시에 비해 낮지 않다. 내년 이익 전망이 양호하다는 전제 하에서 하는 말이다.

당분간은 경기가 확장세를 계속하는 만큼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시장이 여러 가지 불안요인을 빨리 떨쳐버릴 수 있을지의 여부다. 이 부분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해외시장이 조정에 들어가는 시점에 맞춰 주가가 한 번 더 약세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경닷컴(www.hankyung.com) 증권리더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