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이 도입된 지 만 4년이 되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르는 직장인들이 많다. 아직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한 기업들이 많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 도입을 촉진하는 관련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어 내년 이후에는 퇴직연금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퇴직연금이 무엇인지,그리고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지 꼼꼼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과 관련해 알아둬야 할 사항을 문답 형식으로 알아보자.

▼퇴직연금 제도란 무엇인가.

퇴직연금이란 사용자(회사)가 근로자의 재직기간 중에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한 금액을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 또는 일시금으로 받는 제도다.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비교하면 우선 퇴직금으로 줄 금액을 사외에 적립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기존 퇴직금 제도에선 사용자가 퇴직금으로 줄 돈을 사내에 유보해왔다. 또 기존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만 받았는 데 퇴직연금은 일시금뿐 아니라 국민연금처럼 매월 일정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퇴직연금에 가입하면 근로자들에게 어떤 점이 유리한가.

기존 퇴직금 제도는 재원을 사내에 유보해두기 때문에 회사경영이 어려워질 경우 퇴직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반면 퇴직연금은 공신력있는 금융기관에 미리 적립해 두기 때문에 다니던 회사가 위기에 처하더라도 돈을 떼일 염려가 없다.

▼퇴직연금에 가입하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하나.

우선 회사가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하려면 노동조합 등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원칙적으로 기존 퇴직금 제도가 적용된다.

▼퇴직연금은 어디서 운용하나.

퇴직연금은 다양한 상품에 투자된다. 투자 상품에 따라 자산운용사나 은행 보험사 등이 운용을 담당한다.

▼운용상품에는 어떤 것이 있나.

크게 정기예금과 같은 원금보장형인 확정급여(DB)형 상품과 펀드 등 실적배당형인 확정기여(DC)형 상품의 2가지로 나뉜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사람은 원금보장형을,다소 위험이 있더라도 보다 높은 수익을 원할 경우에는 실적배당형에 투자하면 된다. 다만 DC형에선 주식 비중이 40% 이상인 펀드엔 투자할 수 없다.

▼한번 상품에 가입하고 나면 변경이 불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근로자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다.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지금까지 입금분은 그대로 놔두고 향후 입금될 부분만 다른 상품으로 변경할 수도 있고,기존에 투자했던 상품까지 모두 다른 운용상품으로 갈아타는 방법이 있다. 가령 지난 5년간 정기예금에 퇴직금을 적립한 근로자의 경우 향후 적립할 돈만 펀드에 투자할 수도 있고,기존에 정기예금에 넣은 돈을 모두 찾아서 펀드에 투자할 수도 있다. 운용방법 변경은 회사에서 지정한 운용관리기관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해당 기관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한 근로자가 확정급여형과 확정기여형 두 가지에 동시 가입하는 것이 가능한가.

현재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내년에 관련법이 개정되면 동시에 선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퇴직연금을 운용할 때 주의할 사항은 무엇인가.

△위험을 줄이고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분산투자가 중요하다. 예컨대 펀드 수익률이 좋아 전체 연금자산 중 펀드 비중이 높을 때는 향후 펀드에 적립할 금액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정년이 가까워질수록 채권이나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다.

▼퇴직금 수령은 어떻게 하나.

퇴직 시점에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있고,연금으로 나눠받을 수도 있다. 다만 연금으로 받으려면 △55세 이상 △퇴직연금 10년 이상 가입 △연금으로 최소 5년 이상 수령 등 3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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