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 지난 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엔씨소프트의 주가 향방을 놓고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아이온'의 북미·유럽 성공으로 4분기 이후에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과 2010년 신규 게임 부재로 더 이상 주가가 오를 호재가 없다는 비관론이 맞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연결매출 1663억원, 연결영업이익 566억원, 연결당기순이익 46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는 증권사 전망치보다 양호한 기록이다.

하지만 국내 본사기준 실적은 매출 1060억원, 영업이익 399억원, 당기순이익 429억원으로 다소 부진했다.

이번 실적은 북미·유럽의 약진과 한국·중국의 부진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국내기준 실적은 당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인데, 이는 국내에서 BOT(자동사냥 프로그램) 계정 29만개에 대한 제재를 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아이온'이 성공했으나, 중국에서의 성과는 기대에 못미쳤다고 덧붙였다.

3분기 실적이 희망과 우려를 동시에 안겨주면서, 엔씨소프트 주가 흐름에 대한 전망도 둘로 나뉘었다.

권정우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은 북미와 유럽지역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제 2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 및 해외로열티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흐름과 9월 상용화된 북미·유럽 아이온의 판매량 및 70%의 높은 유료가입 전환율을 감안할 때 2010년에도 41%의 높은 EPS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규 게임 모멘텀 대신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창권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온'이 한국, 일본, 대만에 이어 미국, 유럽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서 명실공히 글로벌 선도 게임 기업임이 증명되었지만, 여전히 인색한 시장 평가를 받고 있다"며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28만원을 유지했다.

하지만 당초 2010년 예정돼 있던 '블레이드앤소울' 등 신규게임의 출시가 2011년으로 미뤄짐에 따라 내년 모멘텀 부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최찬석 KTB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이온'으로 1년 동안 아웃퍼폼한 주가는 2011년 '길드워2', '블레이드앤소울'의 상용화 시점까지 모멘텀 공백기에 돌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록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2010년 예정된 대작 신규게임 상용화 계획이 없기 때문에 2010년 실적 모멘텀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지적했다.

3분기 선전한 북미·유럽의 '아이온' 실적 역시 불확실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록희 애널리스트는 "북미·유럽에서도 신규 패키지 판매 감소와 BOT문제로 인해 모멘텀이 점진적으로 약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도 "'아이온'의 지속적 추가 판매 및 일정수준 재결제율 유지를 통한 북미·유럽 장기 롱런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보수적인 입장을 밝혔다.

투자의견이 엇갈리면서 엔씨소프트에 대한 목표주가도 증권사별로 차이가 난다.

실적 발표 후 증권사들이 제시한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는 최대 28만원에서 최소 15만원으로 두배 가까이 벌어져 있다.

시장에서는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엔씨소프트는 실적 발표 후 이틀째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9일 오전 9시4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1.55%) 오른 13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