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본드 활기..개도국 대상 CDO 첫 발행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서 촉발된 금융위기가 진정 조짐을 보이면서 금융파생상품에도 새로운 지형도가 형성되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커버드본드(covered bond)가 활기를 띠고 있으며 최근 들어선 부채담보부증권(CDO)과 같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파생상품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 지역에서 활성화된 커버드본드가 미국에서도 번성할 여건이 마련돼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커버드본드는 은행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민간부문 대출과 모기지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이란 점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유사하지만 발행 은행의 재무제표에 대한 믿음 때문에 ABS보다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된다.

올해 커버드본드 발행금액은 이미 지난해 전체 발행 금액을 넘어선 상황이다.

특히 유럽 지역의 커버드본드 발행금액은 1천700억유로로 관련 시장을 선도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600억유로 상당의 커버드본드를 올 5월부터 구입하겠다고 밝힌 것이 시장 형성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에 비해 최대 유동화 시장인 미국에선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하다.

미국 은행들과 정부가 나서 커버드본드 시장 육성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물거품이 돼버렸다.

그러나 금융업계는 미국에서도 이제 커버드본드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발행 금융회사가 도산해도 상환이 가능한 안전자산이어서 미국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매력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 입장에선 손쉬운 자금조달원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대출시장이 완전히 살아나지 못했다는 점도 커버드시장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주택담보대출을 담보로 하는 민간시장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커버드본드는 유용한 불쏘시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이번 금융위기의 진원지 역할을 했던 위험도가 높은 금융파생상품이 다시 출시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씨티그룹은 개발도상국 시장의 신용과 외환시장에 대한 위험을 부담하는 CDO 발행을 준비 중이다.

이 CDO는 1억5천만달러 규모로 내년 출시 예정이다.

금융위기 이후 개도국 시장의 위험을 담보로 한 CDO가 발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CDO 시장이 죽었지만 이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