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3일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라면서 6거래일 연속 빠졌다. 이에 따라 은행주가 언제쯤 상승반전할 것인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은행주가 전날에 이어 약세를 기록한 것은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풀이했다. 미국 중소기업 대출은행인 CIT그룹의 파산 신청 소식이 경기악화 우려로 번져 은행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원인을 제공했던 미국에서의 악재가 해소돼야 은행주들이 반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약세 원인은 '우려'

이날 은행업종지수는 전날보다 3.88% 빠져 6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우리금융은 전날보다 900원(5.59%) 내린 1만5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부산은행(-4.81%) 외환은행이(-3.76%) 신한지주(-2.29%) KB금융(-2.23%) 등도 약세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은행주의 약세 요인을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아닌 센티멘털(투자심리)에서 찾았다.

박정현 한화증권은 연구원은 "은행주의 약세는 미국 CIT그룹의 파산 신청에 의한 것"이라며 "중소기업 대출을 전담한 은행이 파산하면 미국 경제가 침체기로 돌아설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기가 악화되면 국내 수출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수출기업들의 대출을 담당하는 국내 은행들의 자산건전성도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금융서비스팀장도 "CIT 문제와 더불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 은행권에 대한 부정적 발언이 미국에서 지속되고 있다"며 "은행에 대한 불안심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 팀장은 "미국발 악재 외에 은행주의 하락 요인은 없다"며 "지난 분기 은행들은 전체적으로 대손충당금 규모 감소와 순이자마진(NIM) 개선 등의 양호한 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한 그동안 은행주가 강세장에서 주도주 역할을 했다며 이번 CIT 문제가 차익실현의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관망세 유지해야

전문가들은 은행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관망세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은행주의 반등시기는 미국발 악재가 걷히는 시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구용욱 팀장은 "은행주는 앞으로도 미국발 재료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심리가 꺾인 상황에서 매수 관점으로 다가가기 보다는 미국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박정현 연구원도 "한국 은행주는 저평가 상태지만 내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는 할인돼 거래될 수밖에 없다"며 "CIT의 회생 등 호재가 나오지 않는 이상 아직은 사야할 때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지금이 '매수 시기'라는 의견도 있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 "은행주의 실적이 양호하고 고점 논란이 있었던 경기선행지수도 여전히 상승 중"이라며 "수급 요인 외에 악재는 없기 때문에 추가 조정시 매수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