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17개월만에 국내 기관투자가의 해외 증시투자를 허용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이 최근 이(E) 펀드 매니지먼트, 차이나 머천트 펀드 등 기관투자가 두 곳에 각각 10억달러, 5억달러 한도의 해외 증시 투자 쿼터를 배분했다고 전하면서, 중국 정부가 최악의 금융위기는 넘겼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세계 각국으로부터의 위안화 절상 압력이 가중되자 기관투자가의 해외 투자 승인이란 `카드'를 빼들었다는 것이다.

UBS 증권 중국 파트의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더 많은 자금을 해외로 내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부가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이 '관리 가능한 방식'으로 이뤄지길 원하기 때문에 국내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를 완전히 상쇄할 정도로 해외 투자 허용 규모를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중국 상하이 소재 컨설팅 기업인 '지-벤(Z-Ben) 어드바이저스'는 중국 정부가 향후 창성, 보세라, UBS SDIC, 차이나 유니버설 등 최소 네 곳의 자산운용사에 연말까지 총 40억달러 이상의 해외 투자 쿼터를 배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내년 말까지는 최소 16곳의 기관투자가가 추가로 해외 투자 쿼터를 배정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지-벤 어드바이저스는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rainmak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