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주가 4분기 실적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에서 급속히 벗어나며 동반 상승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들은 원 · 달러 환율 하락세로 수출 등 실적개선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예상에 주가가 부진했지만 현대차가 3분기 '깜짝실적'을 내놓은 것을 계기로 4분기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잇따르며 부진을 털어버리는 양상이다.

현대차는 23일 상승세로 출발한 뒤 장중 내내 상승폭을 키워 6.31% 뛴 10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30일(11만150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은 이달 9일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순매수를 지속하고 있고,기관이 지난 21일부터 '사자'로 돌아섰다.

기아차도 3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발표한 데 따라 6.71% 뛰었고, 글로비스현대모비스도 각각 9.18%와 4.67% 급등했다. 한라공조 역시 4.13% 오르며 나흘째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현대차엔 실적 호전을 낙관하는 증권사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4분기 순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종전보다 39.1%나 올렸다. 이 증권사 공정호 연구원은 "쏘나타 에쿠스 투싼iX 등 신차 효과에 힘입어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국내 · 외 재고 감소로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고 중국 인도 터키 등 생산법인과 미국 판매법인 실적 호조로 지분법 이익이 급증해 순이익이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영호 대우증권 연구원도 "4분기엔 본사 기준으로 연중 최대 판매실적과 매출(8조6200억원) 달성이 예상된다"며 "내년에도 업계 구조조정과 시황 회복 등으로 판매대수가 늘고 시장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에선 자동차가 IT(정보기술)보다 환율 하락의 영향이 더 크다는 점에서 4분기 이후 실적 둔화 우려가 컸지만 이제 이 같은 부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대차가 세계시장 점유율을 계속해서 높이는 흐름이 확인된 데다 환율도 달러당 1100원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1150원 수준에서 지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외국계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자동차가 IT에 비해 실적 부진 우려에서 빨리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신중한 목소리도 나온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월 대비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째 꺾이면서 4분기엔 경기 회복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여전해 대표적인 경기민감주인 자동차주도 아직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도요타 자동차의 공습을 주목해야 한다"며 "도요타가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를 압박하는 전략이 먹히면 현대차가 해외시장 점유율을 적극적으로 끌어올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