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는 외롭다.

글로벌 증시가 10월 들어 일제히 반등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한국 증시만이 유독 조정을 받고 있어서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지난주 1만선을 돌파한 것과 더불어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 증시도 10월 들어 2~3%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중 중국과 홍콩이 7%, 대만과 일본이 2%씩 오르는 등 아시아 증시의 강세도 눈에 띄고 있으며, 같은 기간 브라질과 러시아 등 다른 신흥국 증시도 10% 안팎의 본격적인 상승랠리를 펼쳤다.

하지만 이 같은 질주는 남의 얘기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0월초부터 지난 주말까지 1640대에 머무르며 오히려 0.2% 하락하는 등 반대 걸음을 가고 있다.

19일에도 오전 10시56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49포인트(1.19%) 떨어진 1620.87을 기록중이다.

한국 증시의 부진은 올해 상반기 빠른 경기불황 극복을 호재로 다른 글로벌 증시에 비해 선방한 뒤라서 더욱 두드러진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장 빠른 경기회복은 다시 말해 가장 빠른 경기 모멘텀 둔화와 가장 빠른 출구전략의 이슈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등식이 투자심리 저변에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그런 만큼 오히려 회복 모멘텀의 둔화도 빠르게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다.

게다가 떨어지는 환율과 치솟는 국제유가 역시 문제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9월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1240원대에서 지난주 1150원대까지 떨어졌다.

김세종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좋아서 환율이 하락하고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금리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정한 한계선을 넘어서면 펀더멘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의 주가 약세는 원·달러 환율이나 국제유가가 임계치에 근접하고 있다는 데에 대한 불안심리의 반영이라는 분석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또 "국제유가도 80달러 근처에 육박하자 경계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임계치를 넘어서는 국제유가 상승은 한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도를 약화시켜 미국 증시에 뒤떨어지는 부진을 낳는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원화 강세 수혜주나 내수주 쪽으로 눈길을 돌려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승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변 여건이 내수주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만큼 긍정적인 실적 흐름이 예상되는 내수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을 조언했다.

수출주의 경우에는 3분기 실적 결과 및 향후 실적 전망의 변화를 바탕으로 옥석 가리기를 진행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은행이나 보험과 같은 금융주 및 소재나 항공 등과 같은 원화강세 수혜주들이 상대적으로 안전지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