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증시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질주하고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9월 이후 조정을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대만 주요 기업의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고 있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여서 대만 증시는 당분간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가권지수는 지난 주말 0.06% 상승한 7715.10으로 마감하며 3일 연속 상승해 종가 기준으로 올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는 작년 말 대비 68% 급등해 지난해 6월26일(7811.80)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다.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의 증시가 지난 8~9월에 연중 고점을 찍은 후 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것과 달리 대만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하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18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기준으로 대만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이 올해 22%에서 내년에는 75%로 급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마잉주 대만 총통이 지난 17일 집권 국민당 주석에 정식으로 취임하면서 중국과의 '양안관계'가 진일보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호재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팀장은 "중국이 대만의 정보기술(IT) 부품을 40억달러가량 수입했으며 내년에는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라며 "중국의 수출실적이 9월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접어들어 반제품을 공급하는 대만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