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증권이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증권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증권은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증권 인수에 관심을 갖고 외국계 투자은행(IB)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증권의 푸르덴셜증권 인수 검토로 인해 시장에서는 인수 경쟁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고 있는 또 다른 인수 주체로는 증권사 추가 인수 방침을 밝힌 KB금융지주와 롯데그룹 등이 있다.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회사들은 나름대로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할 필요성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금융업과 제조업을 양 축으로 하는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푸르덴셜증권 인수를 그룹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영업점 57곳(브랜치 포함), 자기자본 7244억원 규모의 중형 증권사인 한화증권이 푸르덴셜증권을 인수하면 몸집을 불려 대형증권사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불발 후 자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화증권이 그룹의 지원을 받아 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있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 관계자는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푸르덴셜증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외국계 투자은행으로부터 관련 설명을 들은 바 있으나 아직까지 자문사 선정 등 구체적으로 인수 추진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현재 KB투자증권(옛 한누리투자증권)이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영업점 확충 차원에서 푸르덴셜증권 인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KB자산운용과 푸르덴셜자산운용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 봄직 하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KB금융지주의 경우 단기차입금 상환과 성장을 위한 M&A 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1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 실탄을 마련한 상태다.

롯데그룹 측은 푸르덴셜증권 인수 검토설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롯데손해보험, 카드 등의 기존 그룹 구성을 고려하면 증권사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확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망한 인수후보자로 꼽고 있다.

관건은 푸르덴셜증권 인수 가격이 될 전망이다. 인수 주체 입장에서는 시너지 효과에 걸맞는 가격에 푸르덴셜증권을 얻어야 실질적인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인수 가격에 대해 7000억∼800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증권사 담당 애널리스트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전에는 증권사 라이선스 프리미엄 때문에 증권사 매각 가격이 높은 편이었지만 자통법 시행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인수 가격이 낮을 수 있다"면서도 "시장에 증권사 매물이 드물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푸르덴셜증권은 올해 3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 4200억원인 증권사로 75곳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2008사업연도(2008년4월∼2009년 3월)에 11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푸르덴셜파이낸셜그룹은 한국 푸르덴셜증권(옛 현투증권)과 푸르덴셜운용(옛 현대투자신탁운용)을 인수한 지 5년여 만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