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외국인이 사자에 나서고 있지만 중기 과열에 대한 부담과 4분기 실적 둔화 우려가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오전 10시 51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97포인트(0.18%) 내린 1656.02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뉴욕 증시가 에너지주의 강세에 힘입어 이틀째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에도 전날보다 2.92포인트 내린 1656.07에 장을 시작했다. 팔자를 보이던 외국인이 사자로 전환하면서 지수도 상승반전했지만 환율 수준에 대한 부담에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의 사자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과거 기준금리의 인상시점부터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현저히 약화되거나 순매도로 전환했다"며 "특히 국내보다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일시적인 순매도 전환과 좀 더 관련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여 매도 전환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설명이다.

변 연구원은 "MSCI코리아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10.7배까지 하락해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환율 역시 외국인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시장의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미국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기대보다 좋게 나오고 있다는 점도 외국인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과거 미국의 경우 경기침체(수축) 이후 회복(확장)국면에 진입하게 되면 S&P500지수 기업의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악화되는 경우 기업의 실적 추정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실적 추정치가 매우 보수적으로 변하면서 눈높이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최근과 같이 이익수정비율이 상향 조정되는 구간에서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높아지는 모습을 나타낸다"며 "현재 미국이 경기회복 구간에 진입해 있다는 점과 이익수정비율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최근 외국인의 매수 행태가 변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외국인은 상반기처럼 주가를 올려가며 주식을 사지 않고 있고, 순매수하는 종목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전날 운수장비 업종을 1052억원 가량 순매수 했지만 이 업종은 0.04% 하락했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점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외국인이 높은 매수호가로 상승을 주도한다기보다 기관 매물을 소화하는 수동적 역할에 그쳤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며 "따라서 2009년 특히 익숙했던 '외국인 순매수→주가상승'의 공식이 작용하지 않았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초점]외인 매수 지속…"태도 변화는 부담"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약화됐다는 점과 매수하는 종목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며 "순매수 종목수와 코스피 지수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순매수 종목수가 감소하는 시기에는 대체로 음봉을 형성하면서 투자심리의 위축을 가져온 경우가 잦았다"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주가 변동성이 낮고 외국인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는 종목 위주로 단기 관점에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이에 해당되는 종목으로 제일모직, SK, 한미약품, SK텔레콤, 한국금융지주 등을 들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