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으로 항공 · 여행주들의 주가가 날아올랐다. 원 · 달러 환율이 1150원대까지 내려가는 등 원화 가치가 급상승하고 국내외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여행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15일 대한항공은 1.18% 오른 5만1600원에 거래를 마쳐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 회사 주가는 전날 5.92% 상승한 것을 비롯해 사흘 연속 오름세다. 특히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의 대량 매수 주문이 눈길을 끌었다.

외국인은 지난달 초 18.54%였던 지분율을 한 달 보름 만에 23.44%로 끌어올렸고 최근 이틀 사이에도 80만주 이상을 순매수했다. 대한항공의 강세는 환율이 떨어지고 신종 플루 확산이 진정되면서 3분기 영업수지의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3분기 여객 수송이 779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었고 화물 수송도 20만8000t으로 4.3% 증가해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며 "3분기 영업이익이 1478억원 선에 달해 전년 동기의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두투어도 주가가 1년3개월 만에 2만원대로 복귀하며 역시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특히 모두투어는 이날 전년 동기보다 55.7% 급락한 3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무려 4.91% 오른 2만300원에 마감됐다. 이미 예견된 실적 부진보다 환율 하락에 따른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투어 자유투어 롯데관광개발 등 다른 여행주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

한 여행업계 담당 애널리스트는 "10월 이후에도 환율과 경기 회복 분위기가 이어지고 특히 실적이 급락했던 전년 대비 '기저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시장점유율이 높은 항공 · 여행 업종 내 선두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는 2010년에도 계속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