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디커플링 부담…반짝 호재 가능성

14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년여 만에 다시 10,000선을 넘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이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올 4분기에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는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기대된다.

정보기술(IT)과 금융주의 실적 호전이 다우지수 강세를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국내 관련 업종에도 상승 추진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3분기 주당 33센트의 순이익을 내면서 시장 전망치인 28센트를 웃돌았다.

JP모건체이스의 3분기 순익도 예상치인 주당 51센트를 크게 넘어선 82센트에 달했다.

이러한 미국발 호재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매수세가 살아난다면 코스피지수 재상승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가 미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 조짐을 보이는 점이 부담이다.

코스피지수가 최근 1,600대로 후퇴하며 부진한 상황에서 낙폭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지만, 추가적 랠리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

대신증권은 15일 보고서에서 10월 들어 코스피와 다우 지수의 상관관계가 매우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코스피지수가 7월 1,500선을 돌파하며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과 비교하면 미 증시의 강세가 1분기가량 늦은 셈이다.

한국이 앞서 올랐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상승폭에서도 다우지수는 3월9일 저점을 찍고 50%가량 올랐지만,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2일 1,718선에 이르면서 연저점 대비 69% 급등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다우지수의 지속적 랠리 가능성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기업의 수익은 2분기에 고점을 찍었다"며 "인텔과 JP모건체이스는 실적이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했던 기업들로, 상업은행인 씨티그룹이나 세트업체인 IBM 등의 실적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오승훈 글로벌리서치팀장은 "다우 지수가 10,000선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에서 회복됐다는 의미"라면서도 "앞으로는 회복 그 자체가 아니라 회복 속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발 실적 호전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일부 업종으로 시장의 관심이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인텔과 JP모건체이스의 실적 개선으로 국내 IT와 금융 업종의 강세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