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4일 최근 외국인들의 태도변화는 코스피 지수 레벨에 대한 부담과 환율 때문이라며 외국인의 소극적인 매매로 10월 증시는 쉬어가는 한 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가영 한국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10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총 1383억원을 누적 순매도했다"며 "이는 한국 증시를 팔아야겠다는 적극적 네거티브 요인이 생겼다기보다 달려들어 살 만한 긍정적인 유인이 점점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과 박스권 정체 현상이다. 달러화 약세는 한국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주에 호의적이지 않고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를 기준으로 등락을 거듭하면서 외국인이 추가적인 환차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라고 박 연구원은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3월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하락하면서 달러화 기준 코스피는 원화 기준 코스피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해왔다.

그는 "이미 레벨 자체가 원래 지수를 크게 상회한 상태에서,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을 천명한 이후 원화 가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낮아진 게 달러화 기준 코스피 지수의 심리적인 저항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더 이상 내려가기 힘들다는 인식으로 한국증시의 '+α' 즉 환차익이 사라지면서 '외국인의 순매수 유인 감소→지수 하락'이라는 악순환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환 측면에서 차익 기회가 줄어들고, 지수 또한 예전보다 상승 여력이 줄어든 현 상황에서 외국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관망에 가까운 소극적 매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인 수급 불안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의 밸류에이션은 매력적인 영역에 진입해 있다.
한국 MSCI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 4월말 단기 고점인 12.99배를 기록한 이후 8월 말 11.35배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9월 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MSCI 이머징 지수 및 세계 지수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시계열상 한국 증시의 매력도가 이전보다 저하됐을지언정, 글로벌 증시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편애의 명분은 남아있는 셈"이라며 "미국 경기 회복이라는 상승 여건이 유효한 가운데 10월은 국내 여건 변화로 인한 외국인의 소극적 매매로 잠시 쉬어가는 한 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