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3일 금융위원회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전격 사퇴했다. 작년 3월 3년 임기로 취임한 이 이사장은 1년7개월 만에 중도 하차했다.

이 이사장은 이날 배포한 사직서에서 "복수 거래소 허용을 위한 거래소 허가주의 도입 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자본시장법이 선진화되고 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가 이뤄지길 건의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공모를 통해 선출될 후임 이사장 후보로는 임영록 전 재정경제부 차관, 박대동 전 예보 사장 등 경제관료 출신과 김성태 전 대우증권 사장을 비롯한 업계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현 정권과 불협화음을 빚어 여러 번 자진 사퇴설이 흘러나왔었다. 그는 지난 3월 취임 1주년을 맞아 "정부가 거래소를 공공기관에서 풀어주면 사퇴하겠다"고 조건부 사퇴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 이사장의 사임으로 일부 본부장급 임원들의 동반 퇴진도 예상되고 있다. 거래소는 15일 부산에서 국정감사를 받는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