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한 뒤 그룹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잔여 물량에 대해서는 자사주 취득 등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방안을 내 놓겠습니다"

김신배 SK C&C 부회장은 13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공모 이후에도 보유한 SK C&C 지분을 블록딜로 넘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SK C&C는 내달 3,4일 이틀간 일반 청약을 받은 이후, 같은 달 11일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다. 회사측의 공모 희망가격은 주당 2만8000~3만2000원이다. 주간사인 우리투자증권은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30일 최종 공모가격을 확정할 예정이다.

SK C&C는 상장 과정에서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보유하고 있는 구주만 공모한다. SK텔레콤이 보유한 1500만주(지분율 30%) 가운데 1000만주와 SK네트웍스가 보유한 750만주(15%) 중 500만주가 그 대상이다. 이는 전체 주식수의 30%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SK그룹은 SK C&C의 증시 상장을 통해 지주사 체제의 완성을 꾀하고 있다. SK C&C는 SK그룹의 지주사 격인 SK홀딩스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으며, SK홀딩스는 에너지, 텔레콤을 비롯한 사업 자회사들을 거느리고 있다. SK그룹의 지배구조상 정점에 SK C&C가 있는 것.

이번 SK C&C의 상장은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의 SK C&C 보유지분을 털어내 순환출자 구조를 끊는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SK C&C의 사업 내용 보다는 지배구조에 질문이 집중됐다. 공모 이후에도 남은 SK텔레콤과 네트웍스의 지분 10%를 보호예수 기간인 6개월 경과 이후 어떻게 처리할 지, SK홀딩스와 SK C&C 중 어디가 지주사인 지 확실히 알려달라는 요구다.

이에 대해 김신배 부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변경은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라고 즉답은 피하면서도 "SK 그룹의 지주사는 SK홀딩스이고, SK C&C는 사업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SK E&S 보유지분도 당분간 보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 C&C는 비상장 계열사인 SK E&S 지분 32.4%를 보유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SK C&C의 사업가치를 해외 시장 공략, 인수ㆍ합병(M&A), 기존 시스템통합(SI)와 IT 아웃소싱 사업 확대 등을 통해 더욱 키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익의 상당 부분이 SK홀딩스의 배당을 통해 창출되기 때문에 SK홀딩스의 배당이 중요한 사안이나, 무리한 배당은 요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또한 SK C&C 배당을 주주들의 요구 수준에 맞추겠다고도 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