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11개월만에 80조원 붕괴

머니마켓펀드(MMF)와 주식형 펀드에서 3분기에 30조원이 넘게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25조5천777억원이, 주식형 펀드에서는 5조8천905억원이 빠져나가 모두 31조4천682억원이 빠져나갔다.

MMF에서는 2분기 연속 순유출이 지속됐으며 규모도 2분기 16조원에 비해 10조원 가까이 늘어나 단기금융상품에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따라 부동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하면서 1분기에 126조원까지 불어났던 MMF설정액은 3분기들어 100조원이 붕괴되더니 자금이 쓰나미처럼 밀려나가 30일 80조원이 붕괴됐다.

MMF 설정액이 80조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작년 11월 11일 이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신한금융투자 이계웅 펀드리서치팀장은 "저금리가 유지되고 있기는 하지만 단기금리가 올라 MMF로는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운데다, 금융위기가 닥쳤던 1년전 고금리 상품에 들었던 자금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단기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이탈도 기록적이다.

3분기 주식형펀드에서의 순유출액수는 국내주식형펀드가 4조9천863억원, 해외주식형펀드는 9천3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주식형펀드 기준 순유출액수는 금투협이 펀드 자금유출입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3분기 이후 역대 최대규모임은 물론, 속도와 규모면에서 2002년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발생한 대량 순유출 사태 당시를 모두 뛰어넘었다.

앞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2003년 3월~2004년 9월 3조9천430억원, 2006년 12월~2007년 4월 4조6천170억원이 순유출됐으나 이번에는 불과 3개월만에 이를 능가하는 액수가 빠져나간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애널리스트는 "자금이탈 규모가 펀드런 수준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주가가 조정을 보이면 자금이 다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과거 금융위기전 고점에 들어온 자금 중에는 투자성향보다 과도한 위험에 노출됐던 자금도 있는 만큼 공격적인 환매를 통한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이준서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