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이상 210명, 100억원 이상도 11명
12세 미만 어린이 주식부자도 95명

주식의 상속과 증여가 늘고, 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억대의 미성년자 주식 부자가 역대 가장 많은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중 미성년자(1989년 10월1일 이후 출생)가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지난달 30일 종가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억원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미성년자는 210명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점의 166명에 비해 26.5%(44명)나 증가한 것으로,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100억원이 넘는 미성년 주식 부자는 지난해 8명에서 3명이 많은 11명으로 늘어났고, 10억원 이상도 지난해 47명에 66명으로 19명이 증가했다.

억대 미성년 주식부자는 2006년 70명에서 2007년 145명, 2008년 166명, 올해 9월 말 현재 210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억대 미성년 주식 부자 중 올해 만 12세 미만의 어린이는 95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10억원 이상을 기록한 미성년자도 21명에 달했다.

억대 미성년 주식 부자의 증가는 주가 상승도 한몫하고 있지만 대주주의 주식지분 증여나 상속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실제 상장사 특수관계인 간 증여 및 상속건수는 2007년 57건에서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해에는 76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도 9월 말 현재까지 68건을 기록했다.

정선섭 재벌닷컴 사장은 "주가 상승과 증여·상속 증가에다 과거와 달리 대주주들이 어린 자녀의 생일, 졸업 축하 선물로 회사 주식을 나눠주는 등 주식부호들의 풍속도가 변화한 것도 미성년 주식 부자가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억대 미성년 주식부호 가운데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의 딸인 연제양(19세)이 272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연제양은 현재 지주회사인 ㈜LG의 주식 31만386주(지분율 0.18%)와 LG상사 주식 8만4천720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윤수 성원건설 회장의 아들 동엽군(15세)이 259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허용수 ㈜GS 상무의 장남 석홍군(8세)이 248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의 장녀 민정양(18세)이 183억원,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조카인 태준군(16세)이 174억원, 정몽진 KCC 회장의 장남인 명선군(15세)이 159억원, 윤장섭 성보화학 회장의 손자인 태현군(16세)이 155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구본걸 LG패션 대표의 친인척인 현모군(13세)이 122억원, 허태수 GS홈쇼핑 사장의 딸인 정현양(9세)이 121억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친인척인 원홍군(18세)이 114억원, 함태호 오뚜기 회장의 손자인 윤식군(18세)이 100억원을 기록했다.

최연소 억대 미성년 주식 부자는 올해 4월 태어난 김흥준 경인양행 대표의 조카인 최준형군으로, 준형군은 지난 5월 김동길 경인양행 회장으로부터 이 회사 주식 5만주를 증여받아 평가액이 1억7천만원에 달했다.

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손자인 홍윌리엄군은 만 2세의 나이에 보유주식 가치(남양유업 1천794주)가 10억원에 달해 눈길을 끌었으며, 구자준 LIG보험 회장의 손자인 준희군도 만 3세의 나이에 주식지분 가치가 10억3천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