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일 세계 3위 규모의 컨테이너 선사인 프랑스의 CMA CGM 모라토리엄(채무지급유예) 선언 가능성과 관련, "조선사들의 수주 잔고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 양정동 연구원은 "CMA CGM의 모라토리엄 선언 가능성이 제기되자 어제 조선주의 시가총액이 2조원 넘게 감소했다"며 "이는 잠재적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금액을 크게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CMA CGM이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 37척의 배 가운데 14척은 올해 말까지 인도가 예정되어 있어 계약 취소가 쉽지 않고, 나머지 23척의 배도 계약 취소시 선수금 15%와 리세일을 통한 50%의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양 연구원은 "23척의 계약액은 약 26억달러인데 35%가 회수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국내 조선사의 피해액은 약 9억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단순히 조선주에 대한 과매도라고 보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CMA CGM 이외의 다른 선사들로부터 수주한 배도 제대로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양 연구원은 "보유 선대 대비 신조선 발주 잔고 비율이 40%를 초과하는 과잉발주 의심 해운사가 우리나라 조선사들에게 발주한 배는 총 100척에 달해 양적으로 보면 그리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했다.

따라서 수주잔고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조선주의 주가 반등은 어렵다는 진단이다.

그는 다만 "조선주의 밸류에이션이 낮아 추가 하락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