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로의 달러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당국의 시장개입 여지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시장개입은 통화안정증권 발행으로 이어지고 이는 통안증권 이자부담 확대뿐 아니라 금리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을 통해 시장개입용 원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나 이는 재정 악화를 초래하는 문제가 있다.

30일 한국은행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9월 경상수지 흑자폭이 40억 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당분간 달러 공급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수입액의 증가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느리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면서 "연말까지 적어도 20억∼30억 달러 규모의 흑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의 빠른 회복으로 외국인들의 증권 투자자금의 유입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의 주식(해외 DR 포함) 순투자액은 8월에 37억8천만 달러로 2004년 4월의 38억3천만 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공급이 지속될 경우 한은은 발권력을 동원해 달러를 사들일 수 있으나 이는 통화량 팽창으로 이어지므로 통안증권 발행을 통해 흡수해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이미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 8월말 현재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160조5천872억원으로 지난해 8월의 137조9천500억원보다 22조6천372억원이 늘었다.

올들어 통안증권 발행잔액은 ▲1월 130조7천72억원 ▲3월 144조6천572억원 ▲5월 156조8천472억억원 ▲7월 162조1천972억원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달러가 들어온 만큼 환율은 내려갈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조정하기 위해 외화대출을 거둬들이는 방법이 있지만 잔액이 거의 다 회수된 만큼 효과는 크지 않다"면서 "결국 한은 발권력을 동원해 달러를 사들이는 방법이 있지만 통화량이 팽창하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은 통안채 발행 확대로 인해 금리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한은 외화자금의 상당부분이 미국 국채에 투자되고 있는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통안채 수익률보다 높기 때문에 조달비용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국은 시장개입 여력과 상관없이 환율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현석원 금융경제실장은 "당국이 미세조정 이상으로 개입하면 국제 신인도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환율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윤선희 조재영 홍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