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약세로 출발한 코스피 지수가 장중 등락하고 있다. 아직 매매 방향을 정하지 못한 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이 부표처럼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한가지 위안거리는 프로그램 매수세가 시장의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며칠 동안 순매도를 보였던 차익거래가 순매수(1195억원)로 돌아섰고, 비차익거래는 11일째 매수 우위(1079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오전 11시 현재 총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는 2273억원이다.

차익거래란 현물과 선물간의 가격차를 이용한 거래이고, 비차익거래란 선물과 무관하게 코스피200 종목 중 15개 이상으로 꾸린 바스켓을 동시에 매매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에 주목하고 있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작년 9월 이후 감소하던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올 9월23일 기준으로 8.4%를 기록하며 재차 증가하고 있다"며 "비차익 프로그램 매매가 국내 증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과거 비차익 매매가 주식형 펀드 잔고에 따른 기관의 매매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면, 최근에는 외국계 자금이 비차익 매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유입되고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 10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이후 2조6782억원의 비차익 순매수가 유입됐다"며 "비차익 순매수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 외국인의 수급이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며, 지속되지 않을 경우 FTSE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된 외국인의 순매수가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금액의 대부분이 장기성인 FTSE 선진지수 편입과 관련된 자금이라고 본다면, 이 기간동안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가 많이 유입된 종목은 외국인이 장기적으로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다.

삼성전자, 포스코, KB금융,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LG, 우리금융, LG디스플레이, 삼성화재, 신세계 등을 해당 종목으로 언급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의 비차익 프로그램 매수를 이용한 강력한 현물 매수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지수의 상승 탄력을 더욱 확대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장초반 외국인의 현물 매수와 비차익 프로그램 순매수가 나오는 날에는 선물 매도 포지션 진입을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