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내 증시는 폭발적 외국인 매수세를 바탕으로 연중 최고치를 잇달아 갈아치우며 단숨에 1,700선 턱밑까지 상승했다.

전세계 경기 안정세가 점차 구체화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던 미국 경제지표들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며 글로벌 증시와 함께 상승폭을 확대했다.

특히 다음주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이라는 대형 호재가 3조7천억원에 달하는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세를 유인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19일 전문가들은 내주 FTSE 선진지수 편입이라는 이벤트 소멸에 따라 외국인 매수세가 다소 둔화할 수 있지만, 순매수 기조는 유지되며 국내 증시도 상승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큰 틀에서 외국인 매매에 발을 맞추는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들은 권고했다.

◇ 유가증권시장
이번주 코스피지수는 전 주말보다 48.01포인트(2.91%) 오른 1,699.71로 한 주를 마감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와 저평가된 원화 가치 등 요인들이 FTSE 선진지수 편입이라는 이벤트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외국인의 폭발적 매수세가 유입된데 따른 급등이었다.

외국인은 전날 1조4천193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역대 2번째 순매수 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해 11거래일째 매수 우위를 지속하며 한 주 동안 3조6천877억원을 순매수해 주간 단위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전날 기관은 지수가 1,700선에 육박하자 매물을 대거 쏟아내며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인 1조981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코스피지수 1,700선 탈환의 발목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폭발적 매수세가 FTSE 선진국 지수 편입을 앞둔 선취매성 성격이 강한 만큼 다음주 편입 이후에는 매수 강도가 다소 둔화할 수 있지만, 순매수 기조 자체는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외국인 주도 장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주 중반 이후에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 및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과 같은 굵직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어 외국인 매수 강도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피하려면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사는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우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지속되면서 투신권이 적극적 매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고, 따라서 투신권 입장에서도 외국인 매수가 집중되는 대형주 위주로 시장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동시에 유입되면서 양호한 이익 모멘텀을 가진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 위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 코스닥시장
코스닥시장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전 주말보다 3.27포인트(0.62%) 오른 531.53으로 마감했다.

비록 530선은 사수했지만, 연일 연중 고점을 새로 써나가며 장중 1,710선까지 치솟은 코스피지수 상승세와는 대비되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시장 상승을 견인했던 풍력과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등 3대 테마 가운데 LED 테마주만이 돋보일 뿐 예전과 같은 테마주 강세를 찾아보기 어렵다.

외국인 주도 장세 속에 매기가 집중되는 대형주로 상승 종목이 국한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의 중·소형주를 사들이기 부담스러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점이 시장 차별화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시장의 상승 종목이 철저하게 외국인 매수 종목, 다시 말해 업종 대표주 및 대형주에 압축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대형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의 투자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기관 또는 개인이 주요 매수주체로 떠오르기는 쉽지 않다며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