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이 펀드를 통한 주식 투자를 첫 시작하는 등 위탁운용 방식을 변경키로 했다. 또 해외주식의 환위험 회피를 위한 헤지 비율도 낮추기로 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17일 제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내주식 위탁체계 개선방안'과 '환헤지 정책 변경안'을 보고,의결했다.

☞ 국민연금, 왜 '펀드'에 투자하나

국민연금은 직접 주식을 사거나 자산운용사에 위탁해서 매입하는 기존 방식 외에 펀드에 출자,주식을 사는 방식을 새로 도입키로 했다. 이렇게 되면 주식 의결권은 국민연금이 아닌 운용사로 넘어가 국민연금의 기업 경영 간섭 우려가 크게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5% 이상 보유한 주식에 대한 자본시장법상의 보고 의무에서도 벗어나 주식투자 확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국내주식을 성장형이나 가치형 등 투자 스타일과 전략 등 유형별로 구분해서 운용사에 위탁하기로 했다. 유형별로 목표 비중을 별도로 산정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연말까지 유형별 운용사 선정 등을 위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환율 변동에 따른 해외주식 가치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적용하고 있는 '헤지' 비율도 축소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해외주식 60%에 대해 시행하고 있는 환헤지 비중을 내년엔 50%로 줄이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해외주식 헤지비율을 '제로(0)'까지 낮추겠다는 당초 안은 향후 외환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해외주식에 대한 헤지를 축소하는 것은 그동안의 손익을 평가해본 결과 헤지효과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 해외 채권에 대해서는 현행대로 100%의 헤지비율을 유지키로 했다. 지난달 말 현재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투자액은 9조6000억원,해외주식은 10조8000억원에 달한다.

복지부의 이스란 연금재정과장은 "국내주식 위탁은 계속 늘고 있지만 수익률은 그다지 좋지 않아 개선에 나선 것"이라며 "평가 과정을 거쳐 펀드를 통한 주식투자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