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9개월 만에 1兆 영업익 전망..시장지배력 확대

올 3분기 주요 기업의 실적 전망이 잇따라 쏟아지면서 1, 2분기 연속으로 깜짝 실적을 냈던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증권업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삼성전자의 추정 연결 영업이익은 3조 7천억~3조 8천억원 선이지만, 반도체 부문의 실적에 따라 그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4조100억 원으로 최대 영업이익(본사 기준)을 낸 2004년 1분기에 반도체는 1조7천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통신(1조2천570억원) 부문과 함께 실적을 주도했다.

특히 반도체는 2004년 2분기에 사상 최대인 2조1천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체 분기 영업이익(3조7천730억원)의 57%를 차지하기도 했다.

영업이익률 43%라는 경이적인 숫자가 보여주듯 당시 반도체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D램 시장이 출혈 경쟁에 말려들면서 최근 2년간 반도체 부문은 휴대전화 등 통신과 TV 부문에 바통을 넘겨주었다.

올 1분기에는 6천7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며 주요 사업 부문 중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캐시카우에서 적자사업으로 추락한 반도체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올 2분기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2천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과거와 비교하면 평범한 실적이지만, 전분기 6천700억원의 적자를 고려하면 한 분기 만에 9천100억 원의 이익을 더 낸 셈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올 1분기에 80센트대에 머물렀던 D램 주력 제품의 가격은 2분기에 1달러 16센트 안팎으로 올랐다.

그러나 2달러 중반까지 올랐던 2008년 2분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출혈경쟁으로 대만, 일본업체들이 가동률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사이 시장지배력을 넓힌 게 실적 개선에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반도체와 LCD 부문이 각각 1조원대, TV와 휴대전화 부문이 각각 1조원을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에 따라 4조원대 영업이익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있다.

반도체 부문에서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면 2006년 4분기(1조6천610억원)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반도체 부문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전망도 일단 긍정적이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DDR3 D램 덕분에 올 3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이 41%를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2010년 40나노 공정전환과 안정적인 수율이 확보되면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규모에 따라 시장가격과 판매가격이 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