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정보기술(IT)주들이 모처럼 일제히 반등했다. 주가 수준에 부담을 느낀 일부 국내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으로 약세를 보이던 이들 종목에 저가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증시 분석가들은 IT주의 시장주도주 복귀를 낙관하는 투자심리가 반등을 이끌었다고 풀이했다.

15일 LG전자는 3.25% 오른 12만7000원에 장을 마쳐 사흘 만에 반등했다. LG디스플레이하이닉스도 3일 만에 올랐다. 전날 3% 넘게 빠졌던 삼성전자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SDI는 6.43% 뛰며 이전 나흘동안의 하락분을 단번에 만회했다. 삼성전기LG이노텍도 각각 4.09%와 8.82% 급등했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올라 쉬어가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실적개선세가 뚜렷하기 때문에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이날 동반 반등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특히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발광다이오드(LED)와 2차전지라는 강력한 성장동력을 갖추고 있어 향후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이날 반등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상승을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대해선 4분기 이후 실적 둔화 우려가 불거졌다. LG전자의 경우 이달 초 노무라증권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8770억원에서 5530억원으로 낮춰잡은 뒤 국내 증권사들의 하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시장에선 LG전자가 오는 12월 15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이익 규모가 크게 줄어들 전망인 데다 북미시장 휴대폰 판매도 부진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에 큰 수익을 올린 만큼 장기적인 시각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는 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3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회사 측의 예상치보다 1000억원 정도 더 나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연간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때문에 4분기에는 장기 투자 측면에서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1분기가 비수기여서 올 4분기 대비 수요가 20% 이상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부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의 하락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소 연구원은 "LCD 패널 가격이 빠지더라도 원가경쟁력이 탄탄한 만큼 내년 2분기 중반부터는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경영/김동윤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