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지주사 태평양과 함께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15일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0.13% 오른 78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80만1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아모레퍼시픽우선주 역시 20만9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증권업계에서는 양호한 실적과 최근 다른 종목들 대비 주가 오름 폭이 적었다는 점 등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분기에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3분기에도 영업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윤경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편이지만, 실적 전망이 탄탄하고 급등장 속에서 IT(정보기술)주와 자동차주 등과 비교해 오름 폭이 작았다는 점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3분기 실적도 컨센서스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아모레퍼시픽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4143억원, 영업이익 518억원, 순이익 398억원이다.

전문점인 아리따움 점포 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매스(중저가 화장품) 부문 매출의 이후 3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이 2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박자미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의 고급 화장품 시장점유율이 약 50%에 달하지만 중저가 화장품 시장의 점유율은 약 23%에 불과해 이 부문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법인의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 평균치는 84만5857원이다.

이 같은 점이 부각되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최근 아모레퍼시픽 주가 상승에 힘을 실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 14일까지 10거래일 연속 아모레퍼시픽을 순매수하며 376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이에 덩달아 태평양도 주목받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오르면 태평양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가치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태평양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아모레퍼시픽 보통주 지분 35.40%, 우선주 지분 14.31%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15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각각 1조6204억원, 312억원에 달해 태평양 시가총액 1조1490억원을 크게 웃돈다.

15일 태평양은 장중 14만8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4거래일째 상승한 태평양은 0.35% 오른 14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태평양 주가가 아모레퍼시픽 주가 흐름에 시차를 두고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후에도 상승할 수 있다는 데 보다 무게를 두고 있다.

오진원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태평양이 지난 6월 말 기준 3132억원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상장사 아모레퍼시픽과 태평양제약의 지분가치 등을 고려했을 때 시가총액이 절대 저평가 영역에 위치해 있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