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최근 삼성전자현대차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자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보유 주식지분 가치가 4조원을 넘어섰다.

3일 재계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이 1780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2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4조2019억원을 기록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을 제치고 7개월만에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차명으로 있던 삼성전자와 삼성SDI 주식을 실명 전환하면서 상장사 주식부자 1위에 올랐던 이건희 전 회장은 평가액 4조1380억원을 기록, 정 회장에게 선두를 내줬다.

정 회장이 선두에 오른 것은 보유지분이 많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가가 최근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경우 최근 한 달 새 30% 가량 주가가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 기록까지 세웠다.

이 전 회장은 지분을 많이 보유한 삼성전자도 최근 주가가 80만원을 오르내리며 최고가 기록을 세웠으나 상대적으로 현대차 등에 비해 주가 상승폭이 적었다.

하지만 정 회장과 이 전 회장의 지분가치 격차는 64억원에 불과해 계열사 주가 등락에 따라 상장사 주식부자 1위 자리 다툼이 앞으로도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이들 두 회장의 지분가치는 크게 불어나고 있는데 비해, 다른 주식 부자들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적거나 오히려 뒷걸음질 하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1조6754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으나 연초에 비해 8.9% 늘어나는데 그쳤고,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연초보다 오히려 12.4% 감소한 1조5393억원으로 4위에 머물렀다.

이어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들어 80% 불어난 1조4926억원을 기록하면서 5위에 올랐고,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연초 대비 32.7% 상승한 1조3598억원으로 6위였다.

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연초보다 129.5%나 불어난 1조3595억원을 기록해 7위에 올라 부친인 정몽구 회장과 함께 ’1조원클럽 부자(父子)’ 주식부호 자리를 지켰다.

이밖에 신동주 호텔롯데 부회장이 1조3165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1조945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가 1조760억원을 각각 기록하면서 ’1조원클럽’ 주식부호에 들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