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채권 발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가 줄어들어 회사채 발행에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된 데다 금리가 오르기 전에 미리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번 주 회사채는 16건,1조1525억원이 발행될 예정이다. 지난주(1조6850억원)에 이어 2주 연속 1조원대 발행이다. 2주 연속 회사채 발행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6월 하순 이후 2개월여 만으로,8월 초 3주 연속 부진했던 회사채 발행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기업별로는 신세계가 KB투자증권의 주관으로 2000억원을 발행하고 현대캐피탈(1700억원) 한국중부발전(1500억원) LG텔레콤(1400억원) 기아차(1100억원) 태영건설(1000억원) 등도 자금 조달에 나선다.

신용등급 'A급' 이상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B급'인 한국슈넬제약과 이노셀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를 각각 120억원,3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BBB급' 미만 채권은 여전히 투자자들이 기피하는 분위기여서 주식전환사채 형태로 자금 조달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채권 발행이 늘고 있는 것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고채보다 회사채 금리가 덜 오른 영향으로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인 스프레드는 7월 말 1.42%포인트에서 지난 28일 1.26%포인트로 좁혀졌다.

신동준 협회 채권시장팀장은 "현대캐피탈 효성캐피탈 등 채피털채에다 5년 이상의 장기 발행도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히 캐피털회사들은 기존 발행계획을 초과해 별도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까지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주택 할부나 자동차 할부 등 소비자금융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올 상반기에 발행하지 못한 기업들이 금리가 오르기 전에 미리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도 가세하고 있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파트장은 "오는 10월 초의 추석 자금 수요까지 맞물려 당분간 주간 기준 1조원대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