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 SK에너지는 2분기에 정제마진이 급격하게 악화돼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하지만 외국인은 6개월 전부터 이 회사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정유 시황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어 3분기 이후 SK에너지 실적이 급격히 개선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외국인은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SK에너지 지분을 대거 정리했다. 이에 따라 2008년 초 40%대를 기록했던 외국인 지분율은 올해 3월 26%대까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4월부터 외국인은 SK에너지 주식을 2200억원 이상 사들이며 공격적으로 다시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분율도 29%대를 회복하며 30%대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SK에너지는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한 8조9286억원,영업이익은 67% 감소한 1776억원의 부진한 실적을 냈다. 2분기로 접어들면서 정제마진이 급격하게 악화된 탓이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급격하게 나빠진 이유는 복합정제 마진이 급감한 데다 윤활유 제품가격 인상이 지연되면서 재고자산 손실이 일시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인은 SK에너지의 실적이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에서 매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에도 외국인은 이 회사 주식을 500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이응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동절기 진입에 따른 난방유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글로벌 경기도 회복 국면에 접어들어 석유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라며 "3분기 이후 실적 급반등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도 "하반기엔 정제마진이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윤활유 부문 판매가 인상으로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SK에너지가 글로벌 기업과의 조인트 벤처 추진 등을 목적으로 10월1일자로 윤활유 부문을 분할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석유 화학 석유개발 등의 부문에 대한 분사도 검토하고 있어 중장기 사업포트폴리오 재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말 7만원대였던 주가는 지난 6월 8일 신고가인 11만9500원까지 올랐다가 현재 10만원 밑으로 떨어져 거래되고 있다. 이는 현재 12만~14만원에 집중된 목표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