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상승폭은 제한적인 모습이어서 조정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18일 오전 10시 5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9.18포인트(0.59%) 오른 1556.24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뉴욕 증시가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에 2% 이상 급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보다 12.84포인트 내린 1534.22로 장을 시작했다. 장중 1532.51까지 내려가기도 한 코스피 지수는 프로그램 매수세 강화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해외 증시 영향으로 급락했지만 국내 증시 환경에 변화가 없다는 점이 이날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임노중 솔로몬증권 연구원은 "해외증시 하락이 국내증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만큼 해외증시 환경변화가 없다면 국내증시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외국인들의 한국주식 매수를 유인하고 있는 경기측면과 원·달러 환율 하락 전망 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 단기 조정 가능성에 무게

하지만 시장이 단기적으로 조정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급락세는 선진국의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회의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출구전략 우려 등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날 급락은 당초 예상했던 '기업이익 개선에 의한 썸머랠리'가 마무리되고 추가 상승 모멘텀(계기)의 공백에서 야기된 기간조정 국면의 진입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곽 연구원은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회복의 촉매제가 됐던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과 신흥국의 내수부양정책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일부국가의 출구전략 우려는 미세조정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성원 동부증권 연구원도 "풋옵션과 콜옵션의 비율(P/C ratio)과 상승등락비율(20일 기준 ADR)이 조정국면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며 하지만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프로그램 차익잔고가 바닥권에 있어,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조정 폭은?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조정을 받더라도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조정이 오더라도 기술적 조정으로 보는 편이 옳다는 판단"이라며 "조정의 폭이 관건이 될 텐데 지난 7월 중순 이후 상승폭의 약 38.2% 되돌림인 1510~1520 정도가 1차적인 기술적 조정의 목표치"라고 밝혔다. 물론 중국의 정책이 긴축으로 선회할 경우 더 큰 충격이 오겠지만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낮은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기술적으로 봐도 코스피 지수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심리 위축과 상승 재료의 부재로 1535~1545선을 하향이탈할 경우 1500선 지지력을 테스트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조정시 투자전략은?

단기 조정을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삼성증권은 현재 회복조짐을 보이는 글로벌 경기나 기업실적 등을 고려할 때 주식비중의 축소보다는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IT, 자동차, 금융 업종의 비중이 낮은 투자자라면 이 기회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재 중국 관련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중국관련주의 경우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진증권은 조정시 우량주를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된다며 하반기 이익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는 금융, 유통을 비중확대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지수보다는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외국인이 증시를 이끌어갈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해 그들의 관심 종목에 주목하라고 밝혔다.

동양증권은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2개월 연속 지속되는 종목과 업종내 순환매를 고려해 동일 업종내에서 2009년 8월 이후 신규로 매수하고 있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 두산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차, 기아차, LG전자, 삼성전자, LG이노텍, 삼성SDI, LG화학, 한국타이어, OCI 등을 들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