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진 오리엔트바이오 회장(사진)이 바이오톡스텍에 대한 매매 차익으로 10억원 가량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장 회장은 화인썬트로닉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화인썬트로닉스는 지난 6일 바이오톡스텍의 주식 23만7990주를 장내매도했다. 주당 처분단가는 4211원으로 처분이익은 10억원 가량이다.

앞서 화인썬트로닉스는 지난 7월29일에도 바이오톡스텍의 주식 17만1265주(2.16%)를 장내매도해 6억원 가량의 매매이익을 기록했다.

화인썬트로닉스는 이번 매각으로 바이오톡스텍의 보유지분이 63만2500주(7.96%)에서 23만7990주(3.50%)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하게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3분기에 매도가능증권 처분이익은 누계기준으로 10억원 가량"이라고 추정했다.

이 처분이익은 영업외수익으로 화인썬트로닉스의 당기순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다. 더불어 이 당기순이익은 67.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 오리엔트바이오의 순이익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바이오톡스텍의 주가 상승이 오리엔트바이오의 이익증가에 기여하는 셈이 됐다.

화인썬트로닉스는 지난 7월23일 오리엔트바이오의 또다른 자회사인 오리엔트바이오NHP으로부터 바이오톡스텍 주식을 대량 매수했다. 인수한 주식은 40만1900주(5.05%)로 10억원 가량의 자금을 들여 사들였다.

다시말해 화인썬트로닉스는 보름여만에 6억원의 매매차익을 거두고, 주식 17만1265주(2.16%)를 손에 들고 있게 됐다. 12일 바이오톡스텍의 종가는 5420원으로 시가로 계산해도 9억2825만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장 회장이 실제 거둔 이익은 장부상으로 거둔 이익(매매차익 6억원+주식가치 9억원), 그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장 회장은 지난해 9월부터 오리엔트바이오NHP와 화인썬트로닉스를 통해 바이오톡스텍의 주식을 꾸준히 사모았다. 적게는 5000주 많게는 9만주 이상을 장내매수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800~1600원이었다.

최근까지 이렇게 인수한 주식 80만3765주(10.12%)를 화인썬트로닉스에 넘겼다. 때문에 실제 취득한 주식금액과 비교하면 더 많은 차익을 남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나 바이오톡스텍은 지난해 10월말 금융위기로 주가가 800~900원대로 내려앉았을 때 집중적으로 장내매수한 바 있다.

지난해말 오리엔트바이오가 보유한 바이오톡스텍의 지분이 10%에 가깝자 시장에서는 인수설이 돌기도 했다. 더군다나 오리엔트바이오와 바이오톡스텍은 둘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경쟁업체였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오리엔트바이오가 바이오톡스텍을 인수·합병(M&A) 하는 것이 아니냐"며 적대적 M&A 가능성까지 제기하면서 두 회사의 관계를 심상치 않게 여겨왔다.

그러나 당시 장 회장은 "바이오톡스텍은 좋은 회사지만 주가가 너무 낮다"며 "지분구조가 취약한데다 주가까지 낮기 때문에 백기사 차원에서 지분을 계속 매입하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장 회장의 이러한 설명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증명됐다. 금융위기 당시 700원대까지 떨어졌던 바이오톡스텍의 주가는 최근 실적호조와 셀트리온의 유상증자 참여, 연이은 호재성 소식으로 주가가 5000원대로 뛰어 올랐다. 시장의 관심도 많아져 1만주를 넘기 힘들었던 거래량이 500만주를 웃돌기도 하는 모습이다.

결국 장 회장은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보유지분의 상당수를 처분했다. 장 회장은 바이오톡스텍의 보유 지분을 추가 매각하거나 시장에서 추가로 인수한다는 등의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주가가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판단해 주식매수에는 신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기업을 저가매수해 고가에 매도하는 것이 이상적인 투자 아니냐"며 "장 회장의 탁월한 선택이 회사의 이익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