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한 계량화된 투자지표들로 종목을 선별해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퀀트펀드(Quant Fund)'가 뜨고 있다. 업종 간 순환매가 빠르게 이뤄지는 등 투자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펀드매니저의 주관적 판단을 배제한 퀀트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지적이다.

9일 펀드 평가 업체인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17개 퀀트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5일 기준)은 45.51%로,코스피지수(39.18%)와 국내 주식형펀드(38.81%)보다 6%포인트 이상 초과 수익을 내고 있다. 또 17개 펀드 모두 시장수익률을 웃돌고 있다.

퀀트펀드는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에비타(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를 빼기 전 이익) 등 펀더멘털(내재가치) 지표를 점수화 해,기준을 충족하는 종목을 골라 투자한다.

이들 펀드가 주목받는 건 연초 이후 꾸준히 주식형펀드 평균 대비 초과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상반기 중소형주 중심의 장세가 전개된 후 지난달 대형주로 주도권이 옮겨오는 등 시장흐름이 급변했지만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09%,3개월 16.75%,6개월 39.37%로 전 구간에 걸쳐 주식형펀드 평균보다 우수하다.

대신투신운용의 '대신액티브퀀트'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59.09%로 주식형 평균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동양투신운용의 '동양퀀트'(48.50%)와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BNPP탑스펀더멘탈인덱스'(45.49%),푸르덴셜자산운용의 '푸르덴셜퀀트액티브'(43.69%) 등도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대신액티브퀀트'는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퀀트팀이 기초 투자지표를 제공하고 대신투신운용이 운용한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기본적인 투자지표를 활용해 저평가된 종목을 고르는 점은 일반 퀀트펀드와 비슷하지만 종목 선정이나 투자 비중을 다소 공격적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준 대우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계량적 분석에 의해 선정되는 종목들은 주로 기업가치가 우수한 편"이라며 "올 들어 가치주들의 주가흐름이 좋았던 게 퀀트펀드 강세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