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미국 증시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장중 반등했다. 외국인이 소폭이나마 18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의 체력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상승추세가 쉽게 꺾이 않을 것이란 기대도 가능하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의 상승속도가 둔화되고, 장중 변동성도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론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증시가 변곡점에 섰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 힘을 실어줬던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지수가 숨을 고르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불편케 하는 요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과 외국인 매매 변동에 따른 주도주 교체 가능성을 주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 中 인민은행 "통화정책 미세조정"…적극 조정 가능성도?

중국 인민은행은 6일 2분기 통화정책 집행 보고서를 통해 통화완화 정책을 미세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가오징 동부증권 중국 담당 연구원은 "그동안 1년짜리 통안채 발행 재개에 이어 고정자산 대출 규제 강화, 상업은행 대손충당금 비율 인상, 은행 후순위채권발행 규제 강화 등으로 미세 조정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공식적인 정책 변화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가오징 연구원은 "통화정책 변화는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지준율이나 금리 인상이 아니라는 관점에서 강도가 높지 않다"면서도 "이번 미세조정 정책은 일부 과잉 유동성 회수와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 의도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가 증시에 1차 경고음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오승훈 연구원은 "미국의 빈자리를 채우며 글로벌 경기회복의 버팀목이 돼 왔던 중국의 정책변화는 글로벌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 연구원은 "중국에서 내부 유동성 뿐만 아니라 핫머니로 대표되는 외부유입 유동성도 급증해 3월이후 규모가 136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이 같은 유동성 확대는 경기회복 기폭제가 됐지만 일부자금은 자산시장으로 유입돼 버블을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의 거래대금이 2007년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연구원은 "인민은행이 정책기조 유지 발언을 하고 있지만 통화정책 미세조정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며 "7월 신규대출은 5000억위안 수준으로 전월대비 70% 급감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월평균 1조2000억위안 수준이었던 신규대출이 하반기에는 월평균 4300억위안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오 연구원은 밝혔다.

우리투자증권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금융위기 영향이 적은 상황에서도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고 있어, 경기회복 속도나 과열 여부에 따라 적극적인 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 외국인 전기전자업종 이틀째 순매도…시장 영향은?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매를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변수로 꼽고 있다.

오전 10시42분 현재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43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최근 3거래일동안 순매수 규모가 1000억원을 밑돌아, 많게는 5000억원 넘게 사던 것과 비교해 매수 강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강도뿐만 아니라 그 동안 쓸어담았던 전기전자업종을 팔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현재 외국인은 업종 대부분을 사고 있지만 전기전자업종에 대해 36억원 매도 우위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7월15일부터 시작해서 이달 4일까지 보여줬던 폭발적인 매수행진은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수위조절 국면으로 돌아선다면 관심 대상이 어디로 이동될 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특히 "외국인이 전기전자업종에 대해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변화의 가능성이 감지되는 부분"이라며 "LG디스플레이나, LG전자, 하이닉스등 주요 IT주들이 방향성 전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를 감안해 투자 대상을 조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연구원은 "내수주와 소재주, 장기 소외주 가운데 어떤 종목이 확실한 후발주 지위를 얻을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외국인으로부터 새롭게 낙점을 받는 종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