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주도 장세가 지속되면서 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참고하라는 차원을 넘어 '외국인 선호종목 따라가기'가 유효한 투자전략일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조언은 최근의 시장 흐름을 외국인이 좌지우지하는 양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에 토대를 두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외국인이 현재 증시의 주도세력인 것은 맞지만, 외국인이 샀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따라 투자했다가는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충고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8천517억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이며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4천억원대, 1천억원대 순매도를 기록하며 외국인과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0.31% 상승하며 1,400선에서 1,500선 중반까지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외국인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들도 시장 주도주로 꼽히는 정보·기술(IT), 자동차, 금융주 등이다.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를 1조2천401억원 순매수한 것을 비롯해 하이닉스(4천421억원), LG전자(3천838억원), 신한지주(3천159억원) 등을 주로 사들였다.

GS건설, LG디스플레이, KT, 기아차,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도 순매수 상위종목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이 기간 22.30% 오른 것을 포함해 하이닉스(28.94%), LG전자(10.68%), 신한지주(28.99%), GS건설(18.38%) 등 외국인 선호 종목은 대부분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주도 장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며 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기관과 연기금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는 적어도 연말까지는 지속하면서 수급의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 외국인 매수 상위종목의 성과를 고려한다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외국인 매매 따라가기' 식 대응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외국인 '편식' 종목이자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최근 증시를 주도하는 IT, 자동차, 금융주를 추천했다.

지수가 1,400선에서 두 달 넘게 횡보했을 때는 낙폭이 컸던 종목이 가장 많이 올랐지만, 지금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실적 장세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선택하지 않는 업종이나 종목을 골랐다가는 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외국인이 매수하는 종목이라고 무조건 추종매수했다가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오현석 파트장도 이들 종목의 주가가 최근 급등한 만큼 기술적 분석을 병행해서 저가 매수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큰 업종이나 종목에 주목하기보다는 시가총액과 비교한 순매수 강도를 살펴본 뒤 종목군을 선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 매수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전기전자, 금융, 운수장비가 전체 순매수의 60%에 육박했지만, 시가총액 대비 순매수 강도로는 운수창고, 기계, 은행, 건설 등에 더 비중을 두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 대응의 기준을 외국인에게 맞추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이미 많이 오른 시장 주도주보다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는 이들 업종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