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천추태후', '선덕여왕' 등 여주인공을 내세운 드라마가 안방극장에 점령하는 등 사회 전반에서 '여성'이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여성파워'를 주목한 기업설명회가 열려 인기를 끌었다.

대우증권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본사 컨퍼런스홀에서 여성소비 수혜 기업의 합동 설명회(IR)인 'W포럼'을 개최했다.

이 행사는 국내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소비로 매출이 오르는 기업을 초대해 기업 현황과 사업전망을 듣는 자리였다.

'미샤' 브랜드로 잘 알려진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와 미용 의료기기업체 루트로닉, 패션의류업체 한세실업이 참가했다.

행사를 주최했던 대우증권 스몰캡팀은 "매달 진행하는 소규모 IR인데다 휴가철이라 참석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두 배가 넘는 인원이 찾아왔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당초 50~60명 정도 예상했지만 170명 넘는 인원이 찾아왔다는 것.

예상보다 뜨거운 반응에 준비했던 자료가 일찍 동이 나 추가로 복사하고, 자리가 부족해 간이의자를 통로마다 놓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강수연 대우증권 투자분석부 스몰캡팀 연구원은 "최근 사회에서 '여성파워'가 커지고 있는데다, 하반기 국내외 내수소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접목해 이번 설명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련 기업으로 초청된 에이블씨엔씨는 "작년 경기침체의 타격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단순한 저가 제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매스티지(프리미엄 저가 상품)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지하철 매장 낙찰을 통한 공격적인 매장 확대와 신규 브랜드 런칭으로 2010년에는 올해보다 두 배 증가한 2000억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용 레이저 기기를 만드는 루트로닉은 2009년 2분기 연속 사상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올 들어 6월까지 매출이 174억원에 달했다.

회사 측은 주력제품인 지방제거 치료기인 '아큐스컬프'의 본격적인 판매로 올해 약 402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나이키'와 '애버크롬비', '갭' 등 유명 패션 브랜드의 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인 한세실업도 "올 2분기까지 약 384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며 올 연말까지 825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강수연 연구원은 한편 "남은 하반기에는 내수회복에 초점을 맞춘 기업설명회를 계속 구상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문정현 기자 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