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의 삼성전기가 아니다. "(하이투자증권) "일본 경쟁 업체들에 뒤처진 회사라는 낡은 이미지를 버려야 할 때다. "(도이치증권)

국내외 증권사들은 삼성전기가 2분기에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록한 데 대해 일제히 좋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들은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줄줄이 높이는 분위기다.

회사 측도 일본 경쟁 업체들보다 가격 경쟁력이 앞서 있어 앞으로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인 평가에 삼성전기는 29일 0.29% 오른 6만9200원으로 마감,지난 23일 2분기 실적 발표일부터 5일 연속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캐시카우' 사업 수익성 높아져

삼성전기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289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었다. 올 1분기 7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개선이다. 삼성전자와 함께 설립한 LED(발광다이오드)회사인 삼성LED의 실적을 제외한 본사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시장 예상치의 두 배를 넘었다.

이 같은 깜짝실적의 일등공신은 전자제품에서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해주는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꼽힌다. 삼성전기는 MLCC에서 일본 업체들을 압도하는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매출이 1분기보다 41% 넘게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MLCC가 주력인 칩부품(LCR)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2007년 IT(정보기술) 호황 때 수준인 17%로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LCR사업부가 2분기에 분기 최대치인 2927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3분기와 4분기엔 분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P모건도 한국의 IT 완제품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는데 맞춰 MLCC 사업의 성장세가 돋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MLCC와 함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반도체회로기판(BGA)도 수익성이 과거의 전성기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LED 성장세도 주목대상

LED 시장 선두주자로 주목받는 비상장기업 삼성LED의 지분 50%를 갖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동양종금증권은 2분기엔 각종 비용이 반영되면서 LED 사업의 수익성이 그다지 높지 않았지만, 3분기부터는 매출 증가가 고스란히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돼 올해 연간 LED 매출이 6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이와증권은 3분기와 4분기 연결기준 매출에서 LED 사업이 각각 12%와 14%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했다. 기존 캐시카우 사업의 호조에 LED 사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가세하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정보제공 업체인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3분기 본사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는 557억원으로,지난해 3분기(274억원)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3분기보다는 다소 적지만 작년 4분기보다는 45.5% 증가한 498억원으로 추정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결기준으로 보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4700억원과 1608억원으로 2분기를 뛰어 넘어 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다. 21개 증권사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지난 23일 2분기 실적 발표일 이전엔 7만400원이었으나 깜짝실적이 나온 이후엔 8만100원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키움증권은 10만원을 제시하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