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유통주들이 소비자심리지수 개선과 양호한 실적 등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

27일 롯데쇼핑은 전 거래일보다 5.77% 오른 30만2500원에 장을 마쳐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30만원대에 올라섰다.

현대백화점은 3.14% 상승한 9만84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0만5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신세계 역시 2.81%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유통업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53% 오른 409.01을 기록하면서 이날 전 업종 가운데 두 번째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소비심리 개선을 바탕으로 유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소비자심리지수(CSI)는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CSI는 109로 전월의 106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거시 경제지표들이 개선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현실적으로 소비 회복에 베팅할 시기라고 판단한 듯하다"며 "개별 유통업체 실적상으로도 2분기가 1분기 대비 나아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남옥진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유통업체들이 양호한 2분기 실적을 발표, 투자자들이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1분기를 바닥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하반기 전망이 다소 엇갈리지만 긍정적인 전망에 보다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최근 급등장세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유통주들이 순환매 차원에서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연우 애널리스트는 "주식 시장의 흐름이 바뀌는 가운데 소비회복에 대한 확신이 나타나며 다른 업종과의 갭(차이) 메우기 성격으로 유통주들의 주가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옥진 애널리스트도 "유통주들이 단기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12개월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1배로, 한국투자증권 분석 대상 코스피 상장사 평균 PER 12.3배와 비교했을 때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소비심리 개선이 실제 경기 회복과 업체들의 실적 호조로 이어질 수 있을 지가 다소 불확실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상화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양호한 상반기 실적이 최근 유통주 상승을 뒷받침했지만, 앞으로는 하반기 실적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유통주들이 단기간에 급등했다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