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휴대전화.자동차 주가 회복속도 빨라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경쟁 기업과 주가 차별화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업종별로 국내외 주요 기업의 주가 흐름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와 휴대전화, 자동차, 풍력, 태양광 등의 분야에서 국내 기업이 최근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세계 경쟁기업보다 빠른 속도로 주가가 반등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8년 초의 주가를 100으로 기준 삼아 이후 주가를 지수화했을 때 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중순 73.3까지 떨어졌다가 3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20일 현재 124.1까지 치솟았다.

반면 인텔은 1월부터 반등하기 시작했으나 아직 89.3에 있으며, 대만반도체(TSMC)는 최근 석달간 횡보 끝에 다시 오르기 시작했으나 주가지수는 70.5로 낮은 수준에 있다.

즉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 회복 국면에서 주가가 급등해 2008년 초보다 24.1%까지 올랐으나 인텔과 대만반도체는 2008년 초에 비해 여전히 10.7%, 29.5% 밑돌고 있다는 뜻.
휴대전화 부문에서는 LG전자의 기세가 무섭다.

2008년 5월 164.0까지 올랐던 지수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70대 밑으로 반 토막 났으나 3월 반등 국면에서 회복하기 시작해 133.0까지 급등했다.

그에 비해 부동의 1위 업체인 노키아는 장기적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며 35.3까지 떨어졌으며, 한때 글로벌 톱3업체였던 모토로라는 올해 1분기에 3위 자리를 LG전자에 내주면서 주가 역시 39.3까지 내려갔다.

내수 반등과 해외 시장에서 선전 덕분에 현대차도 주가 수준에선 글로벌 톱 업체인 도요타, 포드를 넘어섰다.

현대차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지난해 50대 초까지 내렸으나 올해부터 반등하기 시작해 최근 112.8까지 올랐다.

포드는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3월 중순부터 주가가 치솟았으나 주가지수가 91.2로 현대차에 미치지 못했다.

도요타는 최근 부진한 실적만큼이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며 최근 석달 동안 50~60선에서 게걸음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 등 각국 정부의 녹색산업 진흥정책에 힘입어 태양광과 풍력 분야에서 국내 기업 선전도 눈길을 끈다.

OCI는 금융위기의 충격에 잠시 주가가 휘청댔으나 1월부터 90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전지 부문 세계 2위 업체인 샤프는 최근 회복세에도 주가지수는 43.7을 기록하고 있으며, 역시 태양전지 톱3 업체인 큐셀도 지수가 11.0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풍력 분야에서 태웅이 기업규모가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지난해 말부터 급등하기 시작해 5월말 130선까지 올랐다가 최근 93.2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세계 1위 업체인 베스타스와 3위 업체인 가메사는 3월부터 회복하기 시작했음에도 주가지수는 각각 69.7, 42.5로 태웅에 한창 밑에 있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분야에서 국내 글로벌 기업이 실적 모멘텀에 근거해 주가 차별화를 지속하고 있다"며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차는 최근 1주간 11.3%, 9.5%, 8.0% 올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