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부자아빠CMA'(종합자산관리계좌)를 발전시켜 '한국인의 종합통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증권은 자산관리 종합 금융투자회사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CMA를 단순히 은행 예금처럼 고객의 자금을 받기보다 주식(선물) 매매와 CMA 고객을 연계시키고,CMA 가입과 동시에 펀드,ELS(주가연계증권) 등 다양한 상품 투자에 대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는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한국증권은 국내 CMA를 출시한 증권사 가운데'뱅킹(Banking)'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끄집어내 'CMA 뱅킹'으로 묶어 마케팅에 활용 중이다. 최근 은행업계가 CMA 마케팅에 '뱅킹'이라는 단어를 문제삼은 것도 한국증권의 사례에 위협을 느낀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국 부자아빠CMA 급성장

한국 부자아빠CMA는 지난 13일 기준으로 4조2928억원의 자산 규모를 자랑한다. 계좌 수만 해도 64만개를 훌쩍 넘는다. 국내 수십개 증권사의 CMA 중에서 삼성증권과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부자아빠CMA는 올 들어 가입자와 잔액이 크게 증가했다. 작년 말 38만개에 그쳤던 계좌 수는 반년여 만에 2배가량 급증했고,자산은 1조원 이상 늘었다.

한국증권은 이런 추세를 몰아 내후년(2011년)까지 100만 계좌,자산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지금도 CMA와 연계되는 주식 · 선물 매매와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금융상품백화점'을 통해 400여개의 주식형 · 채권형 펀드와 ELS 등 각종 금융상품 가입이 가능한 데다 앞으로의 추가 성장 동력도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선 당장 오는 31일부터 CMA를 통한 소액결제가 가능해진다. 그동안은 고객이 증권사에서 CMA 계좌를 터도 은행의 가상계좌를 따로 만들어야 했다. 증권사 자체적으로 결제 시스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증권사들도 소액결제가 가능해지면서 CMA의 성장세가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증권도 이 기회를 십분 활용할 예정이다. 당장 소액결제가 실시되는 8월부터 CMA에서 바로 돈을 보내는 자동이체 서비스가 한국증권 영업점이나 인터넷을 통해 신청하면 가능해진다. 공과금이나 정기 이체금을 부자아빠CMA에서 바로 납부할 수 있기 때문에 재테크의 기본이라는 직장인들의 '월급통장'도 부자아빠CMA로 몰릴 전망이다.



◆진화하는 부자아빠CMA

한국투자증권 CMA는 2005년 처음 선보인 이후에도 꾸준히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특히 문어발식 확장보다는 고객이 필요한 것을 집중적으로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한국증권은 소액결제 서비스를 앞두고 지난 20일 신한카드와 제휴해 CMA 신용카드를 내놨다. 이미 9개 증권사가 신용카드를 내놓은 상태지만,한국증권은 다양한 신용카드를 내놓기 위해 출시가 늦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신한카드와 제휴해 만든 CMA카드도 '신한레이디,빅플러스GS,4050' 등 3종이나 된다. 여성 고객과 주유가 잦은 고객,중년 고객을 타깃으로 각각 설정한 것이다. 한국증권은 이 같은 방침에 따라 조만간 신용카드를 9개로 늘릴 예정이다.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과도 제휴를 진행 중으로 고객 소비 성향에 맞춘 대표 카드를 내놓을 계획이다.

한국증권 관계자는 "신한카드뿐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기업은행 우리은행 그리고 현대카드사의 각 대표 카드인 우리V카드 현대M카드 등과 제휴 할 예정"이라며 "카드대금 결제도 8월부터 CMA 계좌에서 바로 되기 때문에 부자아빠CMA 하나면 모두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한국증권은 온라인 쇼핑이 증가한다는 점에 착안,G마켓에서 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앞으로 모든 온라인 쇼핑몰로 CMA 체크카드 결제를 확대할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도 한국 부자아빠CMA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증권 측은 "한국 부자아빠CMA가 단순 금융계좌가 아닌 '한국인의 대표통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종합자산관리 금융투자회사 체제로

이 과제들이 자리를 잡으면 한국증권은 종합자산관리 금융투자회사로 옮겨갈 계획이다.

큰 틀에서 보면 은행 자유입출금식 예금보다 높은 이자로 신입 직장인들의 월급통장을 '부자아빠CMA'로 유치한 뒤 주식과 펀드 거래를 제공하고 상담에 나서면서 고객별 자산을 종합 관리하는 회사가 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 일환으로 한국증권은 이미 10만원 이상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고 부자아빠CMA에서 자동이체하는 고객에겐 은행 이체 수수료를 한푼도 받지 않고 있다. CMA와 펀드의 연계를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사례라는 판단이다.

특히 증권사의 강점인 리서치센터와 연구소 등을 활용해 시장 상황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이에 맞는 재테크 설계를 하는 것은 아직은 여느 은행이 할 수 없는 서비스로 꼽힌다. 한국증권은 "국내 대형 증권사로 리서치센터의 강점을 갖고 있는 데다 영업점 등에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어 이러한 계획에 잘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