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실시한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청약에서 대규모 실권이 발생했다. 대주주인 SK텔레콤은 실권주 인수 부담을 지게 됐지만 SK브로드밴드는 '실탄'을 확보,유선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SK브로드밴드는 지난 15,16일 유상증자 주주 청약을 마감한 결과 총 6000만주 모집에 3886만4338주가 청약에 참여,64.77%의 청약률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단수주 및 실권 주식 수는 2113만5662주(35.23%)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는 오는 20일 이사회를 열고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실권주를 대주주인 SK텔레콤에 배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실권주를 모두 인수할 경우 1056억원 정도를 추가 투입해야 한다. 또 SK브로드밴드 지분율은 현재 43.4%에서 50.5%로 높아질 전망이다.

대규모 실권 발생은 이미 예상됐던 결과다. SK브로드밴드 주가가 공모가인 5000원 수준으로 떨어져 일반 주주 입장에서는 공모에 참여할 이유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000억원의 유상증자 금액 중 SK텔레콤이 2360억원을 납입해 사실상 3자 배정 유상증자가 된 셈"이라고 분석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