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회복 기대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회사들의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식품포장은 15일 주식시장에서 가격제한폭(15.0%)까지 오른 5980원에 장을 마쳤다. 이와 함께 중국원양자원(5.94%), 차이나그레이트(3.52%), 화풍집단 KDR(4.17%), 3노드디지탈(3.13%), 코웰이홀딩스(0.22%) 등도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발표된 각종 중국 경제 관련 지표들이 경기 회복 기대를 부추기며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 M2·FDI…중국 경제 관련 지표 호조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각종 중국 경제 관련 지표들이 유동성 확대를 방증, 경기 회복 기대를 부추겼다고 진단했다.

이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6월 광의의 통화량인 총 통화(M2) 잔액이 전년 동월 대비 28.4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인민은행은 6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2조1316억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2조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상무부는 지난 6월 FDI(외국인직접투자) 유입액이 전년 동월 대비 6.8% 감소하는데 그쳤다고 전했다. 이는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평균 20.4%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 폭이 축소된 것이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경제지표를 통해 유동성 확대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FDI의 경우 추가 유입 금액 감소세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미국 경기 우려 등에 따른 대체 투자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경제연구소는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하반기에도 지속적으로 효과를 발휘,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8%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6대 이슈로 본 2009년 하반기 경제' 보고서에서 최근 밝힌 바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일 장중 3000포인트를 돌파한 데 이어, 15일 전날보다 1.37% 오른 3188.55로 마감했다.

◆ 중국기업주, 종목별로 신중히 접근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회복 등을 바탕으로 중국 업체들의 주가가 차별화 될 가능성은 있지만 실적 등 펀더멘털(내재가치)이 뒷받침되지 않은 투자는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증시가 다른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내면서 중국 시장에 대한 간접투자 방편으로 국내 상장된 중국 업체들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개별 종목별로 실적 개선 여부에 대한 확인을 거친 후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허재환 연구위원도 "국내 상장된 기업들은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큰 편이어서 최근 국내 시장이 조정을 받으면서 덩달아 약세를 나타냈다"며 "중국 경제의 성장성을 바탕으로 차별화 될 가능성은 있지만 주가 상승에는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국내 상장된 중국 업체들의 경우 대부분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등 10대 산업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경기 회복 수혜 영향이 크지 않아 보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EM분석팀장은 "한국에 상장된 회사들이 대체로 경쟁 격화 산업에 속한 내수업체들"이라며 "IPO(기업공개) 자금으로 진행한 설비투자 등에 따른 실적 개선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