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 달러 환율이 2개월여 만에 1300원 선을 상향 돌파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해석은 결국 글로벌경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말로 요약된다.

지난 2~3개월간 금융 부문이 안정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적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론이 많았지만 막상 이번 주부터 예정된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는 다시 비관적인 분위기가 강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보다 직접적으로는 미국 20위권 은행인 CIT가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췌장암에 걸렸다는 보도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을 부각시키며 외환시장에서 외국인의 달러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김두현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차장은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웬만큼 좋게 나오지 않으면 경기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없을 것"이라며 "1350원까지는 환율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김성순 기업은행 자금운용부 차장은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이나 외환시장 수급상황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작년 말이나 올해 초와 같은 환율 급등세는 연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