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지형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워낙 나빴던 국내외 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강하게 반등한 것이 지난 상반기의 모습이라면,앞으로는 위험 요인들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시장의 방어력을 테스트하는 기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유로 세 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첫째,미국 경제의 재(再)침체 가능성입니다. 미국은 금융회사들과 GM 파산의 도미노 사태를 차단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고용시장 불안과 신용카드 부실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2차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입니다. 미국 경제가 다시 불안해면서 다우존스 지수가 급락하고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둘째,달러당 1250원 선까지 내려갔던 원화 환율이 최근 반등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환율이 올라갈 경우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개선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것이어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부정적인 효과도 생깁니다. 환차익을 겨냥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셋째,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지난 상반기 중 큰 폭으로 반등했습니다. 경기회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가격이 상당히 올랐다는 것은 큰 부담입니다. 원금을 회복한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일부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아파트 시장도 서울 강남권과 일부 수도권을 중심으로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하반기 중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희박해졌다는 사실입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침체가 끝났다"고 말했지만 이번에는 "하반기 성장세가 매우 약할 것"이라며 저금리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경기부양책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쓸 때가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향후 장세는 시장 전체가 급등락하기 보다는 '옥석가리기'쪽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개별종목 장세로 바뀌는 상황에서 재테크에 성공하려면 예전보다 더 많은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현승윤 금융팀장 n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