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기존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 양대 지배구조에서 금호석유화학 중심의 단일 지배구조 체제로 재편된다.

금호아시아나는 7일 "법적 지주회사인 금호산업 대신 금호석유화학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전환하기로 했다"며 "대우건설과 기타 자회사 매각 등을 진행하면서 향후 금호산업이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2006년 말 대우건설 인수와 동시에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갖추면서 2007년 1월1일부터 지주사로 전환됐다. 금호석유화학은 법적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금호산업과 함께 계열사 지배를 양분하고 있는 실질적 지주회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당초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을 양대 축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대우건설 매각 결정을 계기로 향후 금호산업의 지주회사 요건 상실 가능성이 높아지자 금호석유화학으로 지배구조를 단일화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행 공정거래법상의 지주회사 요건은 대차대조표상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모회사 자산 총액의 50%를 초과해야 한다. 그러나 금호산업이 이번에 대우건설과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지분 등을 팔 경우 자회사 지분이 50% 미만으로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박삼구 회장 등 금호아시아나 그룹 경영진은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대폭 늘리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이날 박 회장 등 특별관계자 7인의 금호석유화학 보유 주식이 1034만5886주(40.69%)에서 1184만5035주(46.59%)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박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최근 한 달 만에 금호산업 주식 4.8%(297만144주)를 모두 처분한 반면 금호석유화학 주식은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지난달 말(6월29일) 기준 7.3%에서 9.2%로 늘렸다. 박찬구 회장의 아들 박준경 금호타이어 회계팀 부장도 지난달 말 기준 4.7%에서 현재 6.5%로 지분을 확대했다.

또 박삼구 회장의 아들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는 4.7%에서 6.5%로,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아시아나항공 전략팀 부장은 10.0%에서 11.8%로 각각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늘렸다. 그룹 관계자는 "향후 단일 지주회사로 전환될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주식을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주변에선 금호아시아나 대주주들이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분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