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가 개인투자자보다 낫다?

앵무새와 인간이 주식시장에서 직접투자 대결을 벌이는 이색 모의투자 대회 '종목새를 이겨라'가 지난 6월 25일부터 진행중이다.

이 대회는 증권포털사이트 팍스넷이 주최하는 모의투자 대회다. 8월 5일까지 최종 수익률을 비교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투자자에게 상금 100만원을 준다. 앵무새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둔 투자자들에게도 각각 20만원씩 지급된다.

앵무새는 국내 상장사 종목명이 쓰여진 수많은 메모지 중 한 장을 골라 직접 물어오고, 이 종목을 팍스넷 관계자가 매입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현재 앵무새의 수익률이 개인투자자들을 월등하게 앞서고 있는 것. 6일 팍스넷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까지 앵무새의 평균수익률은 6.5%를 기록한 반면 이 대회에 참가한 개인투자자 10명의 평균수익률은 3.3%에 머물렀다.

앵무새는 특히 투자자금 절반을 투자한 뒤 보유중인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 평균수익률이 급격하게 좋아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를 통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발표, 주가가 5% 이상 급등했다. 이는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주가상승률이다.

앵무새는 현재 모의투자 자금인 6000만원 중 절반(3000만원)을 삼성전자에 투자했고, 메가스터디와 성광벤드 주식을 각각 2000만원과 1000만원씩 사들여 보유중이다.

앵무새에게 수익률이 뒤지고 있는 10명의 개인투자자는 전업투자자를 비롯 약사 회사원 대학생 자영업자 부동산경매 회화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플러스 수익'을 내고 있는 참가자는 10명 중 단 4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6명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팍스넷 관계자는 "앵무새는 대회 첫날 삼성전자를 매입해 여지껏 보유하고 있다"며 "앵무새의 이 종목 평균매입가격은 57만8000원대"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63만4000원(6일 종가기준)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대회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모의거래 시스템을 적용, 팍스넷 인터넷사이트 상에서 매매를 진행하게 되는 것"이라며 "투자자금은 1인당 6000만원이며, 한번 거래할 때마다 1000만원씩 거래가 된다"고 설명했다.

'종목새를 이겨라' 대회는 오는 8월 5일까지 진행되며, 매수시 0.215%, 매도시 0.515%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