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예상치 못했던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전망 공시로 6일 오전 증권가가 발칵 뒤집혔다.

증권사 IT 담당 애널리스트들도 '코마' 상태에 빠졌다.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오는 24일 예정된 2분기 확정 실적공시 이전에 전망공시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전망공시가 장 시작 직전에 전격적으로 단행된 데다 그동안 애널리스트들이 추정해온 실적을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웃돌았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곧바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IT팀 애널리스트들은 팀장을 중심으로 긴급 회의에 들어갔고,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에 대한 분석 외에 미리 전망공시를 낸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몰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1조~33조원, 영업이익 2조2000억~2조6000억원의 실적 전망치를 발표했다.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규모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1조6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대로 형성됐었다. 심지어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공하고 있는 26개 증권사의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 평균치는 9628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데 대해 그동안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실적 전망들이 발표되는 등 시장 내 혼선을 빚어 왔던 점을 감안, 앞으로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적이 최종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실적과는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예측 정보이지만 주주 및 투자자들의 혼선을 최소화하려는 회사의 주주중시 경영의 차원"이라고 밝혔다.

앞으로도 분기 종료 후 빠른 시일 내 투자자들이 판단하는 데 큰 무리가 없는 일정 범위 내 전망치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을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해 왔기때문에 이번 실적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이라며 "펀드매니저들과 기자들로부터 이번 실적전망에 대한 평가를 묻는 전화가 쇄도해 업무를 보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증권사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는 "장 시작 전에 삼성전자에서 메가톤급 뉴스가 터질 것이란 소문이 돌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큰 이슈인 지는 몰랐다"면서 "이런 경우가 처음인 데다 실적 전망치 격차가 워낙 커 당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또 "전망공시를 낸 것이 이번이 처음이어서 그 의도를 파악하느라 진땀을 흘렸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회사 측의 공식 답변 외에 특별한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 팀장은 "다른 의도가 있다기 보다는 삼성전자가 3분기와 4분기에도 실적에 자심감이 있다는 것을 애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정치 괴리는 제품믹스와 해외 부문의 이익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주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전격적인 실적전망 공시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추정치 뿐만 아니라 올해 연간 실적 추정치도 속속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목표주가 역시 새롭게 제시해야 하는 등 깊은 고민에 빠져들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